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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영혼의 해부/끄적이다

감기

by 블라이스 2018. 4. 10.

감기



주로 바이러스로 말미암아 걸리는 호흡 계통의 병. 

보통 코가 막히고 열이 나며 머리가 아픔.

감기의 사전적 정의이다.


하지만 내게 감기는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익숙했던 계절을 보내고

새로운 계절을 맞이할 때쯤에 으레 나타나는

계절거리로 말이다.


내가 감기가 걸리면

‘아, 새로운 계절이 오고 있구나.’를 알 수 있고,

감기가 나을 때쯤이면

‘이제 완연히 계절에 들어섰구나.’를 알 수 있다.


지금도 머리가 찡하게 울리며 기침을 해대기 시작하면

양 쪽 관자놀이가 뻐근하게 아파온다.

코도 한 번 훌쩍거린다.

이렇게 온 세상에 ‘나 감기 걸렸소.’라고

하루 종일 자랑하고 있는 중이다.

 

오들오들 떨면서 초과근무를 해서일까?

아니면 먼지구덩이 속에 우두커니 있는 내 책상 때문일까?

흔히 말하는 환절기 때문일까?

이유가 어찌됐든 간에

나는 또 수 일간 감기와 함께 아등바등 살아가야 한다.



새하얀 벽에 듬뿍 칠한 페인트를 확 뿌려대듯이

감기 바이러스도 내 몸속에서 시원하게 배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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