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를 미소짓게 하는/교단일기

아이들의 눈물(18.06.23)

by 블라이스 2018. 6. 23.

아이들의 눈물





6월23일 오늘, 햇볕이 따갑게 내리쬐는 이 날을 잊지 못할 것이다.

축구 대회에 이어서 스포츠클럽 풋살 대회에도 연이어 도전장을 내밀었다.

축구 우승에 힘입어 우리는 기세등등하였고 풋살마저도 전국대회에 나갈 거라는 포부를 품고 대회장에 도착하였다.





 첫 경기부터 뛰어난 경기력으로 2:0 승리를 했다. 생각했던 경기력 이상으로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어 우승을 향한 기대감은 한껏 커져만 갔다. 두 번째 경기도 2:0으로 가볍게 승리하고 조 1위에 안착하였다. 게다가 8강전은 상대편 기권으로 인하여 승리하였고 준결승전까지 파죽지세로 올라갔다.


대망의 준결승전은 하필 지난 축구 결승 상대였다. 그렇지만 지난 축구시합 때도 무난히 이겼고 8강전을 치루는 모습을 살펴보아도 우리의 전력이 더 높아 보여 사실 무난히 이길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니, 승리 외에 다른 선택지는 없는 것만 같았다.


그러나 축구공은 둥글다고 했던가?
예상 밖의 전개가 이루어졌다. 경기 초반에 어이 없이 한 골이 먹힌 채로 끌려갔다. 단 한 번도 선취골을 내준 경험이 없어선지 아이들이 쉽게 흔들렸다. 그래도 다행히 많은 찬스를 만들어내고 기어이 동점골을 성공시켰다. 압도적으로 슈팅을 퍼부었지만 상대편의 골문은 행운의 여신이라도 지켜주는지 쉽게 열리지 않았다. 결국에는 원치 않았던 승부차기로 넘어가게 되었다. 승부차기를 11미터의 러시안 룰렛이라고 했던가? 이런 상황에 대비하여 승부차기 연습을 많이 했었지만 연습 때와 달리 공은 골키퍼 정면으로만 갔다. 결국은 1:2로 승부차기에서 패배하였다.


초반에 흔들릴 때 이른 타이밍에 교체하지 못한 나의 실수인걸까?

연습 때 아무리 잘 찼더라도 흔들리는 아이를 그대로 승부차기에 내보낸 것이 나의 잘못인걸까?


아이들은 정말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었기에 감독인 나에게 전적인 책임을 돌려보려 한다. 그렇게 경기는 끝났고 아이들의 눈물샘은 터졌다. 아마도 지금까지 힘들게 고생해 온 시간들이 떠올라서일 것이고, 경기 중에 나왔던 자신의 실수 때문에 왠지 '나' 때문에 진 것만 같아서 미안함을 느껴서일 것이고 울먹이는 동료들의 모습을 보니 괜스레 울음이 나와서 일 것이다.






이렇게 우리의 도전은 끝이 났다. 이미 진 경기는 진 경기이니 훌훌 털어버려야 한다.

우리에겐 아직 전국대회가 있으니 마음을 다잡고 다시 시작해야겠다.
참으로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는 오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