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평소 아이들의 일기장을 검사하다가 예쁜 표현이 나오거나 진솔한 감정이 드러나는 일기가 있으면 옮겨 적어 놓는다. 몇 주가 지난 뒤에, 수업을 하다가 일찍 마쳐서 잠시 시간이 남을 때면 슬그머니 한글 문서창을 켠다. 그리곤 옮겨 놓았던 일기를 아이들이 볼 수 있도록 타이핑을 한다. 화면에 한 줄씩 나타나면 아이들은 어느새 집중해서 일기를 읽고 있다. 소리 내어 따라 읽는 아이들도 있고, 누가 쓴 일기인지 찾느라 분주한 아이들도 있다. 자신의 일기임을 직감한 아이들의 표정도 가지각색이다. 주변의 물건들로 자신의 얼굴을 가리는 아이도 있는가 하면 당당하게 내 일기라고 밝히는 아이들도 있고 체념한 듯이 내 눈을 바라보는 아이도 있다. 처음에는 부끄러워했는데 이제는 자기의 일기가 나오면 자랑스러운가 보다.
친구일기 보여주기를 통해서 깨달은 점은 일기를 쓰는 방법에 대하여 내가 수차례 말하는 것보다 친구들의 잘 쓴 일기 한 편을 보여주는 게 아이들이 더욱 잘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으레 일기를 보여주고 난 다음날이면 아이들의 일기가 내용이 풍부해져있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일기쓰기를 싫어하는데 이런 방법을 통해서라도 조금이나마 일기에 흥미를 가지기를 바란다.
P.S) 이 방법이 사생활 침해가 될 수 있다는 말에 공감을 한다. 이러한 활동을 하기 전에 일기글 공개 여부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는지 아이들에게 물어보고 원치 않는다면 하지 않도록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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