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방학 개학
한 달 간의 겨울방학도 무사히 보내고 교실로 들어오는 아이들을 보니 반갑기도 하고 낯설기도 하다. 잠시 못 본 한 달 새에도 키가 컸는지 낯설기도 하지만 하는 행동들을 보니 역시나 우리 반 아이들이다. 간만에 선생님과 친구들을 만나는데도 머리도 안 감고 와서 붕 뜨거나 떡진 머리를 한 아이들도 있다. 은근슬쩍 다가가서 바빠도 머리는 감고 다니라고 말해 주기는 하는데 일 년이 지나도 고쳐지지가 않는다. 그리고 해마다 한 명쯤 생기기를 바라는 개학날을 모르고 등교하지 않는 아이도 있다. 9시가 다 되어가도 오지를 않으니 부랴부랴 전화를 해 보았다. 역시나 등교할 생각을 안 하고 있었다. 이렇게 여느 때와 다를 바 없는(?) 개학날이다.
방학 동안 일반적인 과제(일기쓰기, EBS 시청)를 제외하고 딱 2가지 숙제만 냈다.
자신이 부족한 과목 공부하기와 도서목록 100권 중에서 마음에 드는 책 골라서 읽기이다. 방학을 앞두고 미래와 꿈에 대하여 설명하고 또 설명하면서 다른 일반적인 방학숙제가 부담되니 두 가지만 하라고 신신당부를 했다. 그러나 숙제를 모두 해 온 학생은 단 9명, 아이들의 면면을 살펴봐도 언제나 열심히 해오는 그런 아이들이다. 새해가 바뀌어도 아이들의 습관은 쉽게 고쳐지지 않는다. 드라마 시청하고 게임을 하는 등 허송세월을 보낸 아이들이 태반이다. 사람은 자기 자신이 바뀌려고 마음을 먹지 않는 이상 안 되나보다. 오늘도 이런 말들을 해주려다가 그냥 포기했다. 어쩌면 지금의 생활도 힘이 들지도 모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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