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산
솨아악 내리는 빗소리에 눈을 떴다.
어제 일기예보에서 예고했던 대로 비가 내리는 우중충한 아침이다.
흐릿한 하늘과 무거움이 깔려 있는 아침이지만
오늘 하루도 즐겁게 시작해보자고 되뇌이며 교실로 올라가는 나이다.
아이들과 인사를 주고 받으며 하루를 시작한다.
창가에 며칠 전 부터 누군가의 모자와 책이 놓여져 있었다.
어제도 창가는 물건을 두는 장소가 아니라고 강조하며 그 물건의 주인을 찾아서 치우라고 하였다.
그러나
오늘도 버젓이 우산 한 개가 놓여져 있다.
나는 그 물건의 주인이 스스로 치우기를 바라며 잠자코 있었지만
5교시가 다 지나가도 그 물건은 여전히 창가에 놓여있다.
그 아이를 불렀다.
한 사람이 창가에 물건을 놔두기 시작하면 다른 친구들도 따라하게 될 것이고,
그러면 창가에는 하나둘 물건들이 쌓이기 시작하기 때문에 애초에 놓지 말자고 말하였다.
그리고 그 우산을 우산꽂이에 넣거나 사물함에 넣어두라고 하였다.
"네"라고 대답을 한다.
그리고 우산을 가지고 이십 여 분 교실을 돌아다니고 있다.
휴지로 물기를 닦고
우산을 빙빙 돌리기도 하고
도무지 정리하고 자리에 앉을 생각을 안한다.
그 아이를 또 꾸짖기 시작하였다.
했던 말을 수차례 반복하고
행동 하나하나에 꼬투리를 잡았다.
버릇 없는 행동과 말투
건성건성 대답하는 그 아이의 모습
결국에는 고스란히 나머지 아이들에게로 피해가 가는 것 같다.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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