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
2016년 3월 1일, 첫 발걸음을 뗀 후로
다사다난했던 1학기의 대장정이 어제야 마무리 되었다.
홀가분하기도 하고 찝찝하기도 하고
벌써 다음 학기가 기대되기도 하고 걱정되기도 한 것이 참 심란하다.
방학이기에 무작정 좋을 줄만 알았는데 그건 아닌 것 같다.
올 한 해를 시작할 때 들었던 생각 중에 가장 큰 것은 아이들을 따라 올라간다는 것이었다.
1년 동안 함께 지낸 아이들이라서 잘 알고 있다는 장점이 물론 있었지만
익숙함이 자칫 지루함으로 바뀔 수 있다는 결점을 가지고 있었기에
반신반의 한 채로 그렇게 3월을 시작하였다.
나는 작년에 분명히 이 아이들을 가르쳤고 올해도 가르쳤다.
보통은 함께 지내면 그 변화를 눈치 채기가 어렵다고들 한다.
매일매일 조금씩 자라는 모습을 느끼기는 어렵지만
문득문득 보게 되는 것들은 확 느껴지지 않는가?
그러나 이번만큼은 예외였다.
작년에 가르쳤던 아이들의 모습을 떠올리면서
내가 어떤 행동을 한다면 다음과 같은 반응이 나올 것이라고 기대를 하고 아이들에게 무언가를 한다.
그렇지만 기대한 바와 다르게 전혀 엉뚱한 모습이 나오니 참으로 신선했다.
그래서인지 시간이 흐를수록 처음에 걱정했던 우려감은 사라졌다.
다만 나이를 먹으면서 아이들이 세상물정에 대해 더 밝아지고
순수했던 모습들이 조금씩 사라진다는 것이 너무나 아쉽다.
내년에는 또 어떤 모습일까?
이번 1학기는
심적으로는 괜찮다고 내 자신을 열심히 다독이면서 지내왔지만
신체적으로 무리가 왔다. 봄, 여름 내내 아픔을 달고 살았으니 말이다.
사실 여러모로 스트레스도 크고, 무리한 학기였다.
그러기에 다음학기와 내년은 더 잘 보낼 수 있지 않을까라고 믿고싶다.
너무나 두서 없는 글들의 향연이다.
방학 동안의 재충전을 하고
행복하게 2학기를 보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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