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를 미소짓게 하는/교단일기

초상화(16.09.05)

by 블라이스 2018. 6. 15.

초상화


수업을 마치고 숨을 돌리고 있는데 한 아이가 내게 다가온다.


"선생님, 테이프 좀 빌려줄 수 있어요?"

"어떤 테이프? 양면 테이프? 단면 테이프?"

"음.. 단면테이프요!"

"알겠어. 잠깐만 기다려 줄래?"

"자, 여기 있다."

"고맙습니다."


그러더니 잽싸게 자기 자리로 돌아간다.

나는 무언가가 떨어져서 붙이려고 테이프를 빌리는 것인가 싶었다.

그리고 다시 나의 컴퓨터 화면을 보려는 순간

그 아이가 다시 내 앞에 다가왔다.


"선생님 여기요."

"이게 뭐지?"

"나중에 보세요."라는 말과 함께 다다다 복도 쪽으로 사라진다.


'이게 뭐지?'라는 호기심과 함께

자세히 살펴보니 종이를 둘둘 말아서 테이프를 붙여놓은 것이었다.

처음에는 웬 편지를 썼나 싶었다.

하지만 말린 종이를 펴보니

짜잔....


나를 그린 그림이었다.

나의 초상화.

요즘 그림을 잘 못 그린다는 고민거리를 가지고 있는 아이인데

내게 멋진 그림을 그려주었다.

수줍음도 많이 타는데 어디서 이런 용기가 생겼는지 모르겠다.


'감사합니다.'




'나를 미소짓게 하는 > 교단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심판(18,05,31)  (0) 2018.06.21
독서감상문①(16.09.08)  (0) 2018.06.21
수업 시간에 듣게 하려면(16.08.02)  (0) 2018.06.12
여름방학(16.07.23)  (0) 2018.06.09
고무판화(16.06.22)  (0) 2018.06.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