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상화
수업을 마치고 숨을 돌리고 있는데 한 아이가 내게 다가온다.
"선생님, 테이프 좀 빌려줄 수 있어요?"
"어떤 테이프? 양면 테이프? 단면 테이프?"
"음.. 단면테이프요!"
"알겠어. 잠깐만 기다려 줄래?"
"자, 여기 있다."
"고맙습니다."
그러더니 잽싸게 자기 자리로 돌아간다.
나는 무언가가 떨어져서 붙이려고 테이프를 빌리는 것인가 싶었다.
그리고 다시 나의 컴퓨터 화면을 보려는 순간
그 아이가 다시 내 앞에 다가왔다.
"선생님 여기요."
"이게 뭐지?"
"나중에 보세요."라는 말과 함께 다다다 복도 쪽으로 사라진다.
'이게 뭐지?'라는 호기심과 함께
자세히 살펴보니 종이를 둘둘 말아서 테이프를 붙여놓은 것이었다.
처음에는 웬 편지를 썼나 싶었다.
하지만 말린 종이를 펴보니
짜잔....
나를 그린 그림이었다.
나의 초상화.
요즘 그림을 잘 못 그린다는 고민거리를 가지고 있는 아이인데
내게 멋진 그림을 그려주었다.
수줍음도 많이 타는데 어디서 이런 용기가 생겼는지 모르겠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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