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베스
삼성판 세계문학전집
<맥베스>는 <햄릿>, <오델로>, <리어 왕>과 더불어 셰익스피어의 4대비극 중의 한 작품이다.
희곡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스코틀랜드의 장군 맥베스가 마녀들에게 자신이 왕이 될 것이라는 예언을 듣고, 아내와 함께 덩컨 왕을 죽이고 왕좌를 차지한다. 그는 폭력을 통해 얻어낸 왕관을 지키기 위해 또 다른 악행들을 일삼으며 폭군이 된다. 결국, 맥더프에 의해 맥베스는 비참한 죽임을 당하며 연극은 끝이 난다.
깊은 배경지식 없이 <맥베스>를 읽은 나는 특별한 점을 느낄 수가 없었다.
'한 인간이 욕망에 집착함으로써 여러 가지 비극적인 사건을 일으키게 되고
결국에는 타락한 삶, 비참한 최후를 맞게 된다.
그러므로 분수를 넘는 과한 욕망을 조심하자.'
이러한 감상에 부족함을 느껴 더욱 많은 자료들을 찾아볼 수 밖에 없었다. 그러다가 <강유원의 라디오 인문학>이라는 인문학 강의를 알게 되었고 희곡과 소설에 대하여 나의 생각을 넓힐 수 있었다.
우선 <맥베스>는 '소설'이 아니라 '희곡'이라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즉, 상연을 하기 위한 연극이기에 글로 읽어서는 희곡의 묘미를 온전히 느낄 수가 없으니 연극이나 영화를 한 번 보는 것을 추천한다고 한다. 그래서 부랴부랴 1948년작 오손 웰스 감독의 맥베스를 봤다. 그들이 연기하는 모습을 보면서 목소리의 떨림, 표정, 어조의 변화, 눈빛 등이 내게 직접적으로 와 닿았고 희곡을 읽으면서 알 수 없었던 인물들의 세세한 감정 변화를 느낄 수가 있었다.
두번째는 작품 속 시대의 세계관과 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어떻게 생활하고 있는지, 그들이 어떤 문화를 가지고 있는지에 대한 배경지식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덩컨 왕이 자신의 큰 아들에게 왕위를 물려준다고 말할 때 나는 걸리는 부분이 없지만, 스코틀랜드인들의 입장에서는 그것이 중요한 문제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내 머릿속에는 자연스럽게 조선시대의 장자계승이라는 규칙이 떠오르기에 별 문제가 되지 않지만 이 당시 스코틀랜드에서는 왕좌가 여러 귀족들의 동의를 얻어야 유지할 수 있는 자리라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왕의 친척이자 큰 공을 세운 맥베스와 다른 귀족들의 의견을 구하지 않고 아들에게 왕위를 물려준다고 선언한 덩컨 왕을 어쩌면 귀족들이 언짢아 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또한 조선 왕들의 덕목은 유교 사상을 바탕으로 하는 인, 덕, 지혜, 효 등의 요소겠지만 중세의 스코틀랜드에서는 용기, 출중한 무예 등이 왕의 자질이라고 하니 이러한 모습에서 살펴보면 온화하고 유약한 덩컨 왕보다는 맥베스가 왕의 자질을 더 갖춘 모습으로 보여질 수 있는 것이다.
<맥베스>를 읽으며 난관에 부딪쳤었고 생각을 정리하는데도 오랜 시간이 걸렸다. 결국에는 강유원 선생님의 힘을 빌어서야 맥베스를 이해할 수 있었지만 이번 책을 계기로 나의 인식 지평을 확장시킬 수 있어서 다행이다. 다음의 책을 읽을 때에는 지금과 다른 독서를 할 수 있게 되어서 무지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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