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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미소짓게 하는/교단일기

2017학년도 시작(17.03.08)

by 블라이스 2018. 7. 27.

2017학년도 시작





 올해의 나는 작년의 교실을 그대로 사용한다. 교실 안의 물건은 그대로 놓여 있고, 교실의 풍경은 변함이 없는데 낯선 아이들로 채워진 교실을 보니 비로소 새 학기가 시작했음을 느낀다. 이번 아이들은 여느 5학년과 조금 다르다. 대개 5학년들은 교가를 부르거나 발표를 하는 것을 꺼려하는데 얘들은 전혀 개의치 않는다. 앞 다투어 발표를 하려고 손을 들고, 교실이 떠나가도록 목청껏 노래를 부른다. 그네들의 가장 신기한 모습은 바로 역할극이다. 국어 수업을 하는데 계속 역할극을 하자고 내게 부탁을 한다. 처음엔 당황스러웠는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아이들이 원한다면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 판단했다. 마침 공부하고 있던 글이 옹고집전이라서 흔쾌히 허락을 하고 10분 동안 준비할 시간을 주었다. 아이들은 미리 계획된 것 인냥 일사분란하게 배역을 나누고 연습을 한다. 생소한 모습이라서 당황스러웠다. 10분이 금방 지나가고 발표도 먼저 하고 싶어서 손을 하늘 높게 든다. 이 아이들에게는 수줍음이라는 감정은 없나 보다. 급하게 준비한 것 치고 연기도 기대 이상으로 정말 잘한다. 놀라웠다. 아이들을 바라보니 그냥 배시시 웃음이 난다. 참을 수가 없는 행복한 웃음이었다.


 무엇이든지 열심히 하려는 아이들을 보면서 오히려 내가 자극을 받는다. 수업 준비도 더 열심히 하게 되고, 하나라도 더 알려주고 챙겨주려고 하고, 심지어 더욱 많은 것을 해주지 못할까봐 불안해 질 정도이다. 일 년이 기대되는 오늘이다. 교사로서 또 한 번 보람을 느끼는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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