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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밤, 비/The Great Book

시민의 불복종

by 블라이스 2018. 11. 30.

시민의 불복종





 

 헨리 데이비드 소로가 쓴 『시민의 불복종50쪽 내외의 짧은 글이지만 세계에 끼친 파급력은 상상 이상이었다. 잊혀만 가던 소로의 철학은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에 의해 재발견되어진 뒤, 인도의 지도자 마하트마 간디와 흑인 인권 운동가인 마틴 루터 킹 목사에게 큰 영향을 주었고 나아가 불의의 권력에 맞서 싸우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불어넣었다.



 소로가 살던 당시 미국 남부지역은 노예 제도를 유지하고 가혹한 노예정책을 실시하였다. 또한 텍사스 지역을 차지하기 위해 멕시코와 영토 전쟁을 벌이고 있었는데 이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국민들에게 인두세를 매겨 거두었다. 정당치 못한 정책을 추구하는 미국 정부에 항의하기 위해 소로는 인두세를 내지 않았고 이로 인하여 경찰에게 붙잡혀 하루 동안 옥살이를 하게 되었다. 


 소로는 사람은 한 국가의 국민이기 이전에 인간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즉, 우리는 법에 따라서 행동하기보다는 본인의 양심에 따라 옳고 그름을 판단하고 행동해야 한다. 만약 정부가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일과 반대의 입장을 취해 정책을 행한다면 파렴치한 명령을 그대로 따르기 보다는 정부를 부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봤다. 물론 어떤 악을 근절하기 위하여 평생 자신의 몸을 바쳐 행하라고는 주장하지 않았다. 그렇게 하지 않더라도 최소한 그 악에 관심을 가지지 않고 지원을 해주지 않으며 그밖에 다른 할일들이 있다면 그런 것들을 추구하기를 바란 것이다. 소로는 이러한 방편으로 세금을 내지 않는 길을 택한 것이다.



정부는 내가 허용해 준 부분 이외에는 나의 신체나 재산에 대해서 순수한 권리를 가질 수 없다.

전제군주제에서 입헌군주제로, 입헌군주제에서 민주주의로 진보해 온 것은

개인에 대한 진정한 존중을 향해 온 진보이다.

중국의 철인조차도 개인을 제국의 근본으로 볼 만큼 현명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바와 같은 민주주의가 정부가 도달할 수 있는 마지막 단계의 진보일까?

인간의 권리를 인정하고 조직화하는 방향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갈 수는 없을까?

국가가 개인을 보다 커다란 독립된 힘으로 보고

국가의 권력과 권위는 이러한 개인의 힘으로부터 나온 것임을 인정하고,

이에 알맞은 대접을 개인에게 해줄 때까지는 진정으로 자유롭고 개화된 국가는 나올 수 없다.

나는 마침내 모든 사람을 공정하게 대할 수 있고

개인을 한 이웃으로 존경할 수 있는 국가를 상상하는 즐거움을 가져본다.

- 시민의 불복종 中 -




셰익스피어는 『존 왕』에서 '누구의 소유물이 되기에는, 누구의 제2인자가 되기에는, 또 세계의 어느 왕국의 쓸 만한 하인이나 도구가 되기에는 나는 너무나도 고귀하게 태어났다.'라고 말했다. 민주주의 시대를 살아가는 인간이라면 자기의 양심에 따라 삶의 규범을 결정하고 행동해야 한다. 우리는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존재들이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난 애써 무관심해지려 했다. 뻔히 벌어지고 있음을 알면서도 내가 모르면 괜찮은 거라고 귀를 닫고 지내 왔다. 이 글을 읽으며 과제 하나를 덜컥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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