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OP의 위상
파리의 대표 건축물 가운데 하나인 에펠탑을 구경하기 위해 사요궁에 갔었다.
사요궁은 에펠탑을 보기에 가장 좋은 장소라고 소문이 자자했는데 과연 그 이름값이 헛되지 않았다.
근처의 사람들처럼 사진을 찍기도 하고 두리번거리며 돌아다니기도 하다가 에펠탑이 잘 보이는 널찍한 난간에 앉아서 잠시 쉬었다. 주변에서는 프랑스어와 영어, 스페인어, 그리고 중국어를 비롯한 온갖 언어가 내 귀를 울리고 있었고 어떤 사람은 자신의 폰으로 노래를 틀어놓고 흥얼거리며 따라 부르고 있었다.
처음에는 워낙 관광객이 많으니 그 사람의 모국 노래인 줄만 알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익숙한 멜로디였고 다름 아닌 그 노래는 '블락비 - Toy'였다. 놀라운 나머지 그 사람을 바라보게 되었고 부족한 실력이지만 그녀와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그녀는 20대의 파리지앵이었고 한국문화 특히 K-POP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이어서 그녀가 들은 노래는 '송민호 - 겁'이었고 그녀는 <SHOW ME THE MONEY>라는 힙합 프로그램도 잘 알고 있었다. 어설픈 발음으로 자신이 외운 그 랩을 흥얼거리는 모습을 보니 내 두 눈이 의심될 지경이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강남스타일'처럼 유명했던 곡이나 아이돌 가수를 통해 한류가 세계에 널리 퍼져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 에펠탑 앞에서 한국의 대중가요라니...
그 순간 광장 뒤쪽에서는 흑인 몇 명이 사람들을 모아놓고 춤공연을 하고 있었다. 비욘세의 Single Lady에 이어서 역시나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나왔고 많은 사람들은 그 노래에 맞춰 리듬을 타고 있었다. 파리의 한가운데에 퍼지는 한국노래들이란..
제발 이런 문화가 일시적이지 않고 지속적으로 발전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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