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청
주변을 둘러보면 말을 유달리 잘하는 사람들이 한둘은 있다.
순식간에 사람들의 주목을 끌고, 왠지 저 사람이 말하면
귀 기울여 들어야 할 것만 같다. 어찌나 말을 맛깔나게 하는지
허리춤 어딘가에 이야깃주머니를 차고 있는 게 아닌지
살펴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목을 끌지 않는 평범한 소재를 가지고
사람들을 박장대소하게 만드는 능력이다. 내가 말하면
무덤덤한 이야기가 이 사람들의 손에 쥐어지면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바뀐다. 찰나를 잘 포착해서 느낌을 잘 살려
재미있는 이야기로 변화시켜나가는 과정을 보고 있으면
감탄을 넘어 한숨이 절로 나온다.
나도 한 번 주인공이 되어 보고 싶은 마음에
이런 저런 온갖 이야기를 해본다.
어딘가에서 들었던 재미있는 이야기
내가 경험했던 황당한 이야기
이런 저런 가십 거리들..
그러나 내가 막상 말이 많아지니 그만큼 허물도 늘어난다.
주목을 끌기 위해 이것저것 말하다보니
자꾸만 주변 사람들의 허물을 들추고
서로에게 이익이 되지 않는 말만을 일삼으며
입만 가벼워졌다. 입이 가벼워질수록
생각이 가벼워지고, 생각이 가벼워지니
더 나아가 행동까지도 가벼워졌다.
나의 이런 모습을 보면서 깨달았다.
사실은 말하는 것보다 듣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나는 들어야겠다. 귀가 아닌 가슴으로 듣고 싶다.
그리고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 소외된 자들의 소리까지도 듣고 싶다.
지혜는 들음으로써 생기고, 후회는 말함으로써 생긴다.
-속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