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입(2014.11.07)
글쓰기
요즘은 많은 글들을 컴퓨터로 작성한다. 컴퓨터와 가까워질수록 손으로 글씨를 쓰는 기회가 줄어드는데 점차 타이핑에 익숙해져서 그런지 글씨를 쓰는 것이 예전보다 영 서툴러졌다. 요즘에는 일부러 손으로 글 쓸 기회를 많이 만들려고 한다. 일기도 일기장에 쓰고, 편지도 편지지에 정성들여 쓰고, 내 생각들을 수첩에 끄적거리기도 하면서 글씨를 쓰는 기회를 늘려나가고 있긴 하지만 생각보다 손으로 글씨를 쓰는 기회는 자주 오지 않는다.
글을 잘 쓰지 않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글을 직접 쓸 때에는 답답한 감정이 치밀어 오를 때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내 글씨체도 볼품이 없어 마음에 들지 않을뿐더러 똑같은 행위를 반복해야하니 성미가 급한 나로써는 미칠 지경이었다.
깨달음
오늘은 신기한 일이 일어났다. 독후감을 자필로 내야 할 일이 있어서 미리 타이핑을 하여 글을 완성한 후에 한 자씩 베껴 쓰고 있었다. 글을 쓰던 도중 이왕이면 깔끔하게 잘 써보고 싶었다. 그래서 평소와는 달리 온 마음에 심혈을 기울여 정성들여 쓰기 시작했다. 내가 그렇게나 지겨워했던 글씨쓰기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한 자 한 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썼다. 내가 쓴 글씨는 나를 품고 있는 것 같았다.
'아 ! 이런 게 몰입이구나.'
오랜만에 느껴보는 몰입의 즐거움이었다. 얼마 만에 이런 감정을 느꼈는지 모를 정도로 아득했다. 이 감정을 계속 지니고 싶다는 생각이 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몰입
무아지경(無我之境)
한 분야의 정상이 되기 위해서 갖추어야 할 것이 무엇일까?
타고난 재능, 끊임없는 노력도 필요하겠지만 몰입 또한 갖추어야 할 중요한 요소가 아닐까?
바라보는 사람들이 넋을 잃을 정도로 몰입하는 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움을 불러일으킬까?
칙센트미하이 교수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몰입은 사람들이 자신의 능력을 최대로 발휘하는 최고의 경험이다."
적어도 하루에 한 번 몰입하는 순간을 만들어보자.
삶의 질이 달라지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