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섭
서귀포 어느 자락에 위치한 이중섭이 한때나마 몸을 담았던 곳에는
이중섭이 살았던 집과 그의 유작품 몇 작이 전시되어 있다.
이 전까지 내가 그에 대해 알고 있던 것이라고는
극심한 생활고를 겪으며 살아왔고
아내와 아이를 일본에 보내고 외로움을 견디며 살아왔으며
소를 통하여 자신의 감정을 표현한 그림을 그린 작가 등
위인전을 읽고, 학교에서 교과서에 실려있는 작품 몇 점을 본 것이 전부였다.
이 곳에서는 그가 가족들과 주고받은 편지들이 여러 장 전시되어 있었다.
이중섭이 일본에서 지내고 있는 아내와 아이들의 안부를 물으며
엽서와 편지 귀퉁이에 그려 넣은 깨알 같은 그림들을 살펴보고 있노라면
참으로 사랑스러운 사람임을 느꼈다.
아들에 대한 아버지의 자상함과 아내를 향한 애틋한 그리움
그리고 그들에게 닿지 못하는 안타까움이 편지 낙서 속에 녹아져 있었다.
특히 아내를 향한 부분에는 낯간지러운 달콤한 표현들이 많이 등장한다.
그녀의 발가락이 아스파라거스를 닮았다 하여 '아스파라거스 군'이라는 애칭.
출처-한국데이터진흥원
“내 가장 사랑하는 발가락 군을 마음껏 사랑하게 해주시오”
“나의 발가락 군에게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다정한 뽀뽀를 보내오.”
이 글귀를 보고 있으면
'그도 참 평범한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나같은 사람들이나 시시콜콜하게 쓰는 애칭인 것만 같은데
그도 사용하고 있었다.
천재화가도 사랑 앞에서는 영락없는 한 남자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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