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
한국에서는 분명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며 살았다.
지나가는 사람들의 흘깃 쳐다보는 시선이 느껴지기라도 하면 괜히 옷매무새나 머리카락을 신경 쓰곤 했다.
주변 사람들의 대화에 신경을 곤두세워 들은 적도 있었고
타인에 대해 쓸데없이 오지랖 넓은 관심을 가진 기억도 있다.
사실 어느 누구도 나를 눈여겨 보지 않음이 분명한데 말이다.
그걸 알면서도 자연스레 몸이 반응한달까?
하지만,
몰디브에서는 남들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있었다.
외국사람들이 많아선지 나를 보는 것에 대해서도 덜 부담스러웠고
무엇보다도 그 사람들이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당당하게 지냈기 때문에 나도 덩달아 그럴 수 있었다.
아직도 기억에 남는 한 가족이 있다.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아들로 이루어진 평범한 가족
아버지와 어머니는 백발이 성성한 노인이었고
지적장애를 앓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아들이었다.
한국에서는 적어도 내 기억엔 이렇게 당당하게 다니는 가족을 본 기억이 없다.
그러나 그들의 모습은 너무나 아름다웠고 내 기억 속에 선명하게 남아있다.
남을 의식하지 않는 자연스러운 모습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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