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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영혼의 해부/끄적이다

스승의 날(2017.05.15)

by 블라이스 2018. 5. 15.

스승의 날




  교권 존중과 스승 공경의 사회적 풍토를 조성하여 

교원의 사기 진작과 사회적 지위 향상을 위하여 지정된 날. 


바로 스승의 날이다. 요즘 사회의 모습을 보면 교원의 사회적 지위가 향상되었다고는 보기 힘들지만 교원의 사기 진작을 도모한 점에서는 스승의 날의 의미를 찾을 수 있었다. 올해 스승의 날에는 마침 현장체험학습을 가게 되어 학교에서 행해지는 공식적인 행사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아이들의 사진을 찍어 주고, 안전하게 체험을 하는지 확인하고, 잃어버린 물건을 함께 찾다보니 어느새 시간이 다 흘러버린 하루였다.




 


 그리고 오늘 아침에 학교를 갔는데 생각지도 못했던 일들이 벌어져 있었다. 칠판 한 켠에 편지가 빼곡하게 붙어져 있었다. 바로 작년에 내가 가르쳤던 아이들이다. 생각지도 못했던 장면에 기분이 좋아져서 1교시가 지나도록 그냥 붙여놓았다. 내가 없는 새에 아이들이 와서 칠판에 편지를 붙이는 그 모습들을 상상하니 그리워 잊고 싶지가 않았기 때문이다.







 자정 무렵이 되어서야 편지 한 통, 한 통을 찬찬히 읽어 보았다. 한 번만 읽고 지나가기에는 너무 아쉬워서 다시 한 번 더 꼼꼼히 읽어 보았다. 아이들의 편지 속에는 지난 1~2년간의 기억들이 녹아 있었다. 아이들이 나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했는지, 함께 보냈던 학교생활은 어땠는지, 수업은 어땠는지를 돌이켜 볼 수 있었다. 아이들의 편지 속에서  '행복', '그리움'이라는 단어가 많은 것을 보니 뿌듯함이 느껴진다. 나와 함께한 1~2년의 시간 속에서 불행한 시간보다 즐거운 시간이 많았기에  "이거면 됐어."라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나아갈 이 힘들고 험한 세상 속에서 지칠 때면 가끔씩 생각이 나서 한 번쯤 씨익 웃고, '그 때 재미있었는데...' 라고 느끼며 다시금 열심히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얻는 그런 시절이 되기를 바란다.


"나도 너희들로 인해 행복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언제나 선생님의 제자란다. :D " 라는 말을 지나가다 보면 아이들에게 꼭 전해주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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