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내 영혼의 해부/끄적이다

아버지와 술 한 잔

by 블라이스 2018. 6. 11.

아버지와 술 한 잔






가족끼리 식사를 할 때 아버지와 반주 한 잔 정도는 자주 했다.

단순히 밥을 먹을 때 곁들여 먹을 뿐이지 술 한 잔이 이야기로 이어진 적은 없었다.

그냥 일상적인 얘기, 시시콜콜한 얘기들만 나눴을 뿐이다.


그 동안 나와 아버지는 서로에게 말들을 아껴왔다.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5년의 시간 동안 아버지는 타지에서 일을 하셨고

사춘기에 접어든 나는 아버지의 부재에 맞닥뜨려야 했다. 이 기간이 지금의 내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는 잘 모르겠다. 분명한 것은 나는 아버지와 속 깊은 대화를 잘 하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성인이 되고 나서야 생각이 든다.

왜 나는 마음 속 말들을 전해지 못했을까?

아버지는 왜 내게 이런 말씀들을 진작 하지 않으셨을까?

항상 무뚝뚝하시던 우리 아버지가 오늘은 참 말씀이 길다.

나의 태몽 이야기, 인생에 대한 아버지의 관점들, 아버지의 과거 이야기 등등 오랫동안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아버지의 이야기 속에서 '나는 아버지에게 자랑스러운 아들'인 것 같아서 뿌듯하고 기쁘다. 미적지근한 소주 한 잔이 참으로 달다. 안주가 떨어져도 대화를 안주삼아 두런두런 기나긴 밤을 보낸다.

'내 영혼의 해부 > 끄적이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사무원  (1) 2018.06.18
리틀 포레스트  (1) 2018.06.18
2018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3) 2018.05.27
스승의 날(2017.05.15)  (0) 2018.05.15
느린 우체통  (1) 2018.05.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