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내 영혼의 해부/끄적이다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사무원

by 블라이스 2018. 6. 18.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사무원







2018.6.13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사무원을 맡았다.


선거 전날 사전교육을 받고 몇 가지 주의사항에 대하여 알게 되었다.

몇 가지 기억에 남는 주의사항이 있었는데


- 미취학 아동은 기표소 안에 들어갈 수가 있고 초등학생은 투표소에서 기다려야 한다.

  과연 어떤 연유로 이러한 규정이 생겼을까 혼자 고심해 보았다. 4학년 때 선거에 대하여 배우니 혹시나 부모님의 투표 행사 하시는 모습을 보게 되면 눈치 빠른 아이들은 부모님의 정치적인 성향까지도 파악해서일까? 아니면 선거권자로써 부모님들의 비밀투표원칙을 지켜주기 위해 초등학생부터는 못 들어가게 한 것일까? 이런 어처구니 없는 생각들을 혼자 했다. 


- 품에 안을 수 있는 작은 애완동물은 예외적으로 허용 가능하나 원칙적으로 애완동물은 투표소에 데리고 들어갈 수가 없다.

  우선 애완동물을 안 키우는 나로서는 투표소에 애완동물을 데려올 수 있구나라는 사실에 내심 놀랐다. 어떤 이들에게는 그럴만한 사정이 있을 수도 있으니 이해는 되지만 그래도 다른 많은 사람들이 오는 장소이기에 조금 곤란하지 않을까 싶기도 했다. 




 투표 당일 날. 선거는 아침 6시부터 시작되지만 사무원 및 관리관들은 5시부터 모여서 준비를 했다. 모인 사람들끼리 자신의 역할을 나누고 해야 할 일들을 충분히 숙지한 채로 6시가 될 때까지 기다렸다. 5시 40분 정도가 되자 어르신들 몇 분은 이미 투표소 앞을 서성이셨지만 규정대로 6시 정각이 되자 투표를 시작하였다.


 내가 맡은 역할은 본인확인이었다. 신분증을 확인하고 신분증 속 사진과 얼굴을 대조하여 본인 여부를 확인하고 투표용지를 받았다는 서명을 받는 일이다. 12시간 동안 한 자리에서 본인확인을 하려니 온 몸이 뻐근하고 쑤셔댔지만 민주주의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투표를 도울 수 있다는 데 의의를 두며 힘든 내색 없이 열심히 하려고 노력했다.


 투표 사무원을 하면서 가장 색다른 경험은 투표를 하러오는 사람들의 다양한 모습들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 투표구에 지정된 사람들은 대략 2800명인데 절반 정도만 와도 1400명 이상의 사람들을 볼 수 있으니 참으로 다양한 사람들을 볼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안내대로 잘 따르며 차분하게 한 표를 행사하고 돌아가는 편이다. 수고한다고 인사를 먼저 해 주시는 분들도 있는데 그런 분들이 들어오면 왠지 더 힘이 난다. 어떤 아주머니는 본인의 성함을 적으시면서 "내 이름 예쁘지요?" 라며 밝은 웃음을 지어 준 채로 가셨는데 그런 분들은 참으로 기억이 난다. 투표소를 잘못 찾아와서 다시 돌아가셔야 하는 분들은 안타깝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사전투표와 달리 선거 당일은 지정된 투표소에만 해야 한다. 사실 집집마다 배달 온 선거 홍보 책자만 꼼꼼히 읽어봐도 자기의 투표구를 알 수 있고, 인터넷에서 "내 투표소 찾기"로 간단하게 조회만 해도 알 수 있는 사실인데 그러지 못해 오신 분들을 보면 참으로 안타까웠다.


 반면에 안 좋은 기억의 사람들도 있다. 우선 초면에 반말하는 사람이다. 대게 반말하는 사람들은 중장년층인데 아무리 우리 나이가 어리지만 처음 만난 사람들간의 예의란 것이 있을텐데 그 사람들은 개의치 않고 편하게 말을 한다. 그리고 성격이 급하고 자기 멋대로 하는 사람들도 종종 있다. '왜 꼭 이름을 써야 하냐?', '신분증이 없으면 왜 못하느냐? 여기에 내 이름이 있지 않느냐?' 등등..


아무튼 투표는 무사히 끝이 났다.

피로가 며칠이 지나도 풀리지 않을 정도로 힘들었지만 나름 보람있는 하루였다.

갑자기 글을 어떻게 끝마쳐야 할 지 모르겠다.


'내 영혼의 해부 > 끄적이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8전국초등교원체육연수  (2) 2018.08.07
Annoyed  (1) 2018.07.10
리틀 포레스트  (1) 2018.06.18
아버지와 술 한 잔  (0) 2018.06.11
2018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3) 2018.05.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