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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밤, 비/The Great Book

소크라테스의 변명

by 블라이스 2018. 3. 9.
소크라테스의 변명



  소크라테스는 다음과 같은 죄목으로 고발당하였다.

<소크라테스는 악행을 하는 자이며 괴상한 사람이다. 그는 지하의 일이나 천상의 일을 탐구하고 나쁜 일을 좋은 일처럼 보이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는 위와 같은 일들을 다른 사람들에게도 가르친다>



 당시 소크라테스가 살았던 시대는 아테네의 민주주의가 부패하고, 소피스트들이 득세하던 시기이다. 소피스트들은 참된 진리, 지식에 관심을 쏟기보다는 수사학-사람을 논리로서 설득함-을 이용하여 이익을 추구하는 데 관심이 있었던 사람들이다. 그는 이러한 상황 속에서 아테네 사람들을 구하고자 자신의 일은 전혀 돌보지 않고 맞닥뜨리는 많은 사람들에게 참된 진리를 찾을 수 있도록 일깨워 주는 일을 하였다. 자신의 양심에 충실하여 자기의 소신을 말하고 실천하는 그를 많은 청년들이 따르게 되었고 지배계층은 이런 소크라테스를 경계할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소크라테스는 아테네 시민을 인간의 이성에 눈뜨게 하는 것을 목적으로 여기고 이와 같은 활동을 계속했기에 결국 소피스트와 정치가들에 의해 모진 공격을 당하게 된 것이다.


훌륭한 사람은 죽느냐 사느냐 하는 위험을 헤아려서는 안 됩니다.

그는 어떤 일을 하면서 오직 올바른 행위를 하느냐 나쁜 행위를 하느냐,

곧 선량한 사람이 할 일을 하느냐 악한 사람이 할 일을 하느냐 하는 것만 고려해야 합니다.

-소크라테스의 변명 中 -



 소크라테스에게는 어릴 때에 들린 마음의 소리가 있었다. 이 목소리는 소크라테스가 잘못된 일을 하려고 하면 그 일을 못하게 하였고, 올바른 일을 행할 때에는 반대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는 '다이몬의 소리'라 불리고 아마도 그의 양심이었을 것이다. 그는 그의 양심에 따라 철저하게 올바름과 나쁨을 구분하여 선택하였고 평생 소신껏 지켜낸 인물이다.

 내게도 물론 어떤 행동을 할 때 올바른 행위인지 나쁜 행위인지 판단하고 실천에 옮길 지 말 지를 결정하는 양심이 존재한다. 하지만 나는 선과 악 이외에도 내가 처한 상황, 이기적인 마음이 함께 개입되어 양심에 따라 행동하지 않을 때가 있다. 사실 지금도 목숨이 긴박한 상황에 처해진다면 내가 지금 생각하고 있는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하여 자신이 없다. 이러한 점을 비추어 볼 때 소크라테스는 위대한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따라서 나는 그와 헤어져 돌아오면서 생각했습니다.

그 사람도 나도 아름다움이나 선(善)을 사실상 모르고 있지만 나는 그보다는 현명하다고,

왜냐하면 그는 아무것도 알지 못하면서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나는 알지도 못하고 또 안다고 생각하지도 않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알지 못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점에서 나는 그보다 약간 우월한 것 같았습니다.

-소크라테스의 변명 中 -


 무지의 자각. 일반적인 사람들이 자신의 무지를 인정하고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이를 깨닫고 진지(眞知=참된 앎)를 향해 다가서려는 노력을 한다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일 것이다. 그러나 소크라테스는 달랐다. 그는 선이 무엇인가를 분명히 안 후에 이를 행동으로 옮겼고, 잠들어 있던 시민들의 이성을 깨우기 위하여 노력을 하는 데 자신의 삶을 바쳤다.

이제야 나도 '나의 무지'를 인정하기 위해 한 걸음 내딛으려고 한다. 내 안에 양심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이 신념을 지켜나가려고 한다. 비록 소크라테스에게는 못 미치더라도 나와 내 주변 사람들이 참된 지혜를 얻을 수 있도록 고민을 해 봐야겠다.


이제 떠나야 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각기 자기의 길을 갑시다.

나는 죽기 위해서, 여러분은 살기 위해서

어느 쪽이 더 좋은가 하는 것은 오직 신만이 알 뿐입니다.

-소크라테스의 변명 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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