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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미소짓게 하는/교단일기

1학기 학기말평가(15.06.23)

by 블라이스 2018. 4. 23.

1학기 학기말평가


1교시부터 4교시까지 아이들이 시험지를 푸는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고사리 같은 손으로 연필을 움켜 쥐고

문제 하나하나에 눈이 동그랗게 커지기도 가자미 눈을 뜨기도 하고

가부좌를 트고 문제를 푸는 아이들도 있고

옆으로 힐끔힐끔 눈이 돌아가는 아이들도 있다.

가지각색의 모습으로 시험을 치루는 아이들.


어쩜 그리 내가 어릴 때의 시험치는 풍경과 변함이 없는지 참 신기하다.

막 4학년 아이들은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큰 파도를 또 한 번 넘었다.

앞으로도 남은 수많은 파도 중에서 한 개를 말이다.

이 녀석들은 더 큰 파도가 있다는 것을 알까?

그냥 , 지금은 이 파도가 세상에서 가장 큰 파도이다. 물론 나도 11살 때에는 그랬고.

살아갈수록 파도는 조금씩 높아진다. 그 높이의 차이를 못느꼈기에 늘 내게는 똑같이 느껴졌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지금까지 내가 넘은 파도의 높이는 전부 달랐다.

어떤 파도가 낮은 줄 미리 알았다면 그 때는 마음 졸이며, 울고, 웃고, 떨지 않았겠지?

그러면 또 인생의 무슨 재미가 있을까 싶기도 하다.

얘들아 열심히 파도를 넘으려 하지 말고 파도를 타기도 해봐.

어쩌면 그게 더 지혜로울지도 모르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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