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의 일상(15.11.29) 11월의 일상 눈 깜작할 새에 11월의 끝이 보인다.11월 초만 하더라도 아이들의 후덥지근한 온기에 창문을 열고 수업을 해야만 했는데 어느새 난방기를 켜도 될만큼 추운 날이 다가왔다.(물론, 난방기를 켜고 20분만 지나면 아이들은 숨이 막힌다느니, 답답하다느니 하면서 바로 끄면 좋겠다고 야단법석이다.) 11월 중순에는 2주에 걸쳐 아이들과 정물화 그리기를 하였다.관찰의 중요성을 수없이 언급했는데도 잘 안되는 아이들이 많았다.그래도 몇 번 반복해서 그림을 그리니 확실히 나아지는 모습이 보인다.그림그리기를 싫어하는 남자아이들이 열심히 그려주어서 너무나 고맙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과학실 수업.빛과 그림자를 이용한 흥부와 놀부 그림자 연극하기.모둠마다 자신들만의 표현방법으로 한시간 동안 준비했는데 결과는??주어.. 2018. 5. 1. 첫눈(15.11.26) 첫눈 11월 26일..올해의 첫 눈이 내린 날이다...수업을 하고 있는데 한 아이가 창 밖을 보며 외쳤다."첫 눈이다.""와~"아이들은 들떠서 창가로 달려갔다.하지만 첫 눈이 아니었다.교정 곳곳에 내리는 단풍나무 씨았이었다.단풍나무 씨앗들이 첫 눈처럼 하늘을 덮고 있었다.실망의 기운이 아이들을 감싸 안았다.그 때, 다시 한 번 더 한아이가 외쳤다."진짜, 첫 눈이다."사실 나는 첫 눈이 아닐꺼라고 믿었다.하지만 기적이 일어났다.진짜 올해의 첫눈이었다.몇 몇 아이들은 눈을 감고 소원을 빌었다.어서 선생님도 소원을 빌라고 한다...왁자지껄, 첫 눈 오는 날이 그렇게 흘러갔다. 2018. 5. 1. 이반 일리치의 죽음 이반 일리치의 죽음 이반 일리치는 능력 있고 선량하며 사교적인 사람이다. 법률학교를 졸업하고 판사 자리에 오를 때까지 충실하게 업무를 수행하여 경력을 쌓았고, 한편으로 유쾌하고 품위 있는 삶을 즐길 줄 아는 사람이었다. 매력적이고 영리한 아가씨와 결혼을 하여 행복한 신혼 생활을 보내고 귀여운 자식들은 무럭무럭 자랐다. 멋진 집을 가지고 많은 연봉에 높은 직책까지 얻었다. 즉, 모두의 존경을 받으며 남들이 부러워할만한 삶을 산 그런 사람이다. 그러던 어느 날 집을 꾸미던 도배공에게 시범을 보여주려고 직접 사다리에 올라갔다가 발을 헛디뎌 떨어져 옆구리를 부딪치는 일이 생겼다. 부딪친 곳은 멍이 들었고 아프긴 했지만 이내 괜찮아졌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 이 상처는 점차 그를 죽음으로 몰아간다. 통증은 점점 .. 2018. 4. 28. 잠시 이별(15.10.30) 잠시 이별 결혼과 신혼여행으로 일주일이란 시간 동안 아이들과 헤어지게 된다.아이들도 선생님의 결혼식이 색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나보다.여러 아이들이 잊지 못할 무언가를 가져다 준다. 한 아이는 아이클레이로 만든 반지 2개와 행복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하트 모양을 가져다 준다.선생님의 결혼을 축하하는 선물이라고, 한 아이는 A4용지로 내 앞에서 무언가를 열심히 만들고 있기에 보니까선생님의 결혼을 축하한다는 카드를 삐죽 내미는 것이다. 고사리 손으로 만든 선물을 보면서 왠지 기분이 좋다..10월 30일 오늘은 참 밝은 날이다. 마지막은 4반과의 피구 시합으로 눈물 얼룩지긴 했지만그래도 밝은 날이다. 일주일 동안 걱정이 많이 된다. (내가 없으면 훨씬 더 잘하겠지만) 2018. 4. 27. 성장(15.10.26) 성장 학예회 준비로 정신없는 하루를 보내고 있는 와중에 또 한 녀석이 사고를 쳤다.복도에 걸려있는 가렌더를 만지고 있는 한 여자아이와 다투게 된 것이다.서로 놀림을 주고받다가, 자연스레 한 명이 도망가고, 또 그 뒤를 뒤쫓다가 잡히고, 그러다 남자아이가여자아이를 잡고 업어치기를 한 것이다. 여자아이는 울고불고 난리가 나고, 반아이들의 이목이 집중된 상태였다.아직 남자아이도 흥분이 된 상태기에 둘을 떨어트려 놓았다.다음 여자아이를 진정시키고 나서 둘 다 연구실로 보내었다.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듣기 위함이었다.얽히고 설힌 마음을 추스리고 한 아이씩 자신의 마음 속 이야기를 하게 하였다.단, 상대방을 비난하지 않고 자신의 이야기를 하도록 하였다.먼저 여자아이가 입을 열었고 여자아이의 입에서는 생각지도 .. 2018. 4. 27. 도란도란(15.10.01) 도란도란 수학 시간에 짝과 함께 토의하면서 문제를 차근차근 해결해 나가도록 하고 있다.처음에는 낯설어 하는 아이들도 있었고, 혼자서 앞서가는 아이들도 있었지만지금은 어느정도 정착이 된 것 같다. 심지어 오늘은 자리를 바꾸는 날이어서 짝이 다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짝과 함께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문제를 풀고 있었다.그런 모습을 보니 아이들이 너무 사랑스럽다...(너무 귀여워서 아이들에게 그만 사탕을 투척해 버렸다.) 추석을 무사히 쇠고 나서 다시 돌아온 학교.약간 느슨해지진 않았을까 하는 우려와 달리너무나 잘해주는 우리반 아이들에게 고맙다. 2018. 4. 26. 개학(15.09.07) 개학 개학하고도 어느덧 일주일의 시간이 흘렀다.7일이라는 정신없는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나의 시간이 자리를 잡아간다.한 달 새 못 봤을 뿐인데 아이들이 훌쩍 자라났다.방학 동안 좋은 것들도 많이 보고, 자기들만의 이야기와 추억도 덩달아 많이 쌓아 온 것 같다.그래서 그런지 따가운 햇볕에 익은 과일처럼 아이들의 마음도 한층 영글어져 보인다.물론 아직도 풋내기인 과일도 있지만.다시 내 머릿속을 떠나 있던 여러 가지 문제들이 내 삶을 파고든다. 2018. 4. 25. 마법의 성(15.07.20) 1학기의 끝을 앞두고 4-5반 아이들과 마법의 성 프로젝트를 시작하였다. 싫은 내색 없이 열심히 그려준 아이들에게 감사하다. 2018. 4. 24. 고민(15.07.14) 고민 1학기도 슬슬 끝이 보이기 시작한다.대부분의 과목도 거의 다 끝을 내고 나니지금까지 아이들에게 못해줬던 것들을 해주고 싶다. 여러 가지 게임도 하고,아이들의 꿈에 대해 이야기도 나누어 보고 싶고,아이들과 함께 가사를 그림으로 표현하기도 해보고 싶고,아이들의 인식을 넓혀 주기 위해 새로운 것들도 많이 보여 주고 싶다.그리고 같이 뛰어 놀면서 몸으로 부대껴 보고 싶기도 하다... 그런데 가끔 씩은 이런 일이 발생한다.내가 제안한 활동을 대부분은 즐거이 하는데 몇 몇 아이들은 그 활동을 마음에 안들어 할 때이다.며칠 전에도 라는 활동을 하는데 90%이상의 아이들이 너무나 즐거워했다.그런데 몸으로 표현하는 것이 어색하고 부끄러운 아이들에게는 그 순간이 싫었던 것이다.자기 차례에 계속 막히고 아이들도 말은 .. 2018. 4. 24. 다툼(15.07.06) 다툼 날씨도 후덥지근하고, 장마구름이 몰려오고 있어선지 아이들도 불쾌지수가 높은가 보다.지난 4개월동안 한 번도 없었던 싸움이 지난 주 금요일에 일어나다니.그것도 내 수업이 아닌 영어실에 가서 벌어진 일이었으니 더욱 화가 난다.영어시간이 끝나고 여자 애들 몇몇이 들어오더니 영어실에서 난리가 났다고 호들갑이다.무슨 일인가 찬찬히 들어보니 두 녀석이 선생님이 말리는데도 불구하고 서로 목을 조르고 발로 차고 때리며 싸웠나 보다.사실 잘잘못을 따지고 보면 저희들도 왜 싸웠나 싶을 것이다.싸움의 첫 출발이 바로 '메롱'하며 혀를 내민 것이었으니...두 녀석의 부모님과 통화도 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도 나누고, 반성문도 쓰게 하고,남자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축구도 통제시켰다.그리고 점심시간에는 우리 반을 위한.. 2018. 4. 23. 이전 1 ··· 5 6 7 8 9 10 11 ··· 1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