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를 미소짓게 하는/교단일기57

성장(15.10.26) 성장 학예회 준비로 정신없는 하루를 보내고 있는 와중에 또 한 녀석이 사고를 쳤다.복도에 걸려있는 가렌더를 만지고 있는 한 여자아이와 다투게 된 것이다.서로 놀림을 주고받다가, 자연스레 한 명이 도망가고, 또 그 뒤를 뒤쫓다가 잡히고, 그러다 남자아이가여자아이를 잡고 업어치기를 한 것이다. 여자아이는 울고불고 난리가 나고, 반아이들의 이목이 집중된 상태였다.아직 남자아이도 흥분이 된 상태기에 둘을 떨어트려 놓았다.다음 여자아이를 진정시키고 나서 둘 다 연구실로 보내었다.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듣기 위함이었다.​얽히고 설힌 마음을 추스리고 한 아이씩 자신의 마음 속 이야기를 하게 하였다.단, 상대방을 비난하지 않고 자신의 이야기를 하도록 하였다.​먼저 여자아이가 입을 열었고 여자아이의 입에서는 생각지도 .. 2018. 4. 27.
도란도란(15.10.01) 도란도란 수학 시간에 짝과 함께 토의하면서 문제를 차근차근 해결해 나가도록 하고 있다.처음에는 낯설어 하는 아이들도 있었고, 혼자서 앞서가는 아이들도 있었지만지금은 어느정도 정착이 된 것 같다. 심지어 오늘은 자리를 바꾸는 날이어서 짝이 다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짝과 함께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문제를 풀고 있었다.그런 모습을 보니 아이들이 너무 사랑스럽다...(너무 귀여워서 아이들에게 그만 사탕을 투척해 버렸다.) 추석을 무사히 쇠고 나서 다시 돌아온 학교.약간 느슨해지진 않았을까 하는 우려와 달리너무나 잘해주는 우리반 아이들에게 고맙다. 2018. 4. 26.
개학(15.09.07) 개학 개학하고도 어느덧 일주일의 시간이 흘렀다.7일이라는 정신없는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나의 시간이 자리를 잡아간다.​한 달 새 못 봤을 뿐인데 아이들이 훌쩍 자라났다.방학 동안 좋은 것들도 많이 보고, 자기들만의 이야기와 추억도 덩달아 많이 쌓아 온 것 같다.그래서 그런지 따가운 햇볕에 익은 과일처럼 아이들의 마음도 한층 영글어져 보인다.물론 아직도 풋내기인 과일도 있지만.​다시 내 머릿속을 떠나 있던 여러 가지 문제들이 내 삶을 파고든다. 2018. 4. 25.
마법의 성(15.07.20) 1학기의 끝을 앞두고 4-5반 아이들과 마법의 성 프로젝트를 시작하였다. 싫은 내색 없이 열심히 그려준 아이들에게 감사하다. 2018. 4. 24.
고민(15.07.14) 고민 1학기도 슬슬 끝이 보이기 시작한다.대부분의 과목도 거의 다 끝을 내고 나니지금까지 아이들에게 못해줬던 것들을 해주고 싶다. 여러 가지 게임도 하고,아이들의 꿈에 대해 이야기도 나누어 보고 싶고,아이들과 함께 가사를 그림으로 표현하기도 해보고 싶고,아이들의 인식을 넓혀 주기 위해 새로운 것들도 많이 보여 주고 싶다.그리고 같이 뛰어 놀면서 몸으로 부대껴 보고 싶기도 하다... 그런데 가끔 씩은 이런 일이 발생한다.내가 제안한 활동을 대부분은 즐거이 하는데 몇 몇 아이들은 그 활동을 마음에 안들어 할 때이다.며칠 전에도 라는 활동을 하는데 90%이상의 아이들이 너무나 즐거워했다.그런데 몸으로 표현하는 것이 어색하고 부끄러운 아이들에게는 그 순간이 싫었던 것이다.자기 차례에 계속 막히고 아이들도 말은 .. 2018. 4. 24.
다툼(15.07.06) 다툼 ​날씨도 후덥지근하고, 장마구름이 몰려오고 있어선지 아이들도 불쾌지수가 높은가 보다.지난 4개월동안 한 번도 없었던 싸움이 지난 주 금요일에 일어나다니.그것도 내 수업이 아닌 영어실에 가서 벌어진 일이었으니 더욱 화가 난다.영어시간이 끝나고 여자 애들 몇몇이 들어오더니 영어실에서 난리가 났다고 호들갑이다.무슨 일인가 찬찬히 들어보니 두 녀석이 선생님이 말리는데도 불구하고 서로 목을 조르고 발로 차고 때리며 싸웠나 보다.​​사실 잘잘못을 따지고 보면 저희들도 왜 싸웠나 싶을 것이다.싸움의 첫 출발이 바로 '메롱'하며 혀를 내민 것이었으니...​두 녀석의 부모님과 통화도 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도 나누고, 반성문도 쓰게 하고,남자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축구도 통제시켰다.그리고 점심시간에는 우리 반을 위한.. 2018. 4. 23.
1학기 학기말평가(15.06.23) 1학기 학기말평가​​ ​1교시부터 4교시까지 아이들이 시험지를 푸는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고사리 같은 손으로 연필을 움켜 쥐고문제 하나하나에 눈이 동그랗게 커지기도 가자미 눈을 뜨기도 하고가부좌를 트고 문제를 푸는 아이들도 있고옆으로 힐끔힐끔 눈이 돌아가는 아이들도 있다.​가지각색의 모습으로 시험을 치루는 아이들. 어쩜 그리 내가 어릴 때의 시험치는 풍경과 변함이 없는지 참 신기하다.​막 4학년 아이들은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큰 파도를 또 한 번 넘었다.앞으로도 남은 수많은 파도 중에서 한 개를 말이다.이 녀석들은 더 큰 파도가 있다는 것을 알까?그냥 , 지금은 이 파도가 세상에서 가장 큰 파도이다. 물론 나도 11살 때에는 그랬고.​살아갈수록 파도는 조금씩 높아진다. 그 높이의 차이를 못느꼈기에 .. 2018. 4. 23.
아이스크림(15.05,28) 아이스크림 변화의 한걸음을 떼기 위한 첫 날.​ 아이들에게 내가 변화하고 싶은 모습도 이야기하고, 나의 속마음도 털어놓으면서 하루를 시작했다. 아직 아이들에게 전해주지 못한 많은 생각들이 있지만 하나씩 차근차근 해 나가다 보면 언젠가 문득 돌이켜 보았을 때 변화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우려와 달리 다행히도 나의 모습에 적극적인 반응을 보여주던 녀석들이 있기에 희망찬 하루를 시작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러나 1교시(체육 시간)를 마치고 첫 걸음부터 휘청대고 말았다. 바로 아이스크림 때문이다. 평소에 나는 아이들에게 허물없이 대하는 편이다. 나의 성격상 편하고 부드러운 태도가 잘 맞기 때문이기도 하고, 아이들에게 한걸음 다가갈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가끔씩 오늘 같은 날은 역효과를 불러일으키.. 2018. 4. 20.
참관수업(15.05.27) 참관수업 34도의 더위가 기승을 부리다 못해 숨을 옥죄는 오늘, 교대부설초등학교로 수업참관을 다녀왔다. 대학교 4년 동안 남들 한 번 다 가본다는 교대부설초등학교이지만 나는 단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었다. 대학생활 내내 편함만을 추구했던 내게 자괴감이 밀려온다.​ 그래서인지 다른 연수와 달리 숙연한 분위기를 지닌 채로 한 걸음 한 걸음 부초 안으로 들어갔다. 아이들은 한창 스무고개 놀이를 하고 있었고 곧이어 수업이 시작되었다. 수업 전부터 수업이 끝날 때까지 눈을 뗄 수 없었다. 수업장면 하나하나에서 우리 반의 수업풍경과 오버랩이 되었기 때문이다. 비록 세세한 수업내용은 다 적을 순 없지만(물론 다른 곳에 정리를 했기에..)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었다. 내용적인 측면은 이루 말 할 것도 없이 좋은 수업.. 2018. 4. 20.
강낭콩(15.04.27) 강낭콩 ​요즘 우리반은 한창 강낭콩을 키우고 있는 중이다.언제 싹이 트려나 싶었는데요즘은 하룻밤 새에 놀라울만큼 쑥쑥 자라나있다.​우리 반 아이들도 강낭콩이 커가는 모습이 참으로 신기한가 보다.아침마다 화분에 매달려서"선생님, 강낭콩 보셨어요?" "우와, 진짜 많이 자랐어요!!"​감탄일색이다.​그리고 대망의 오늘...식물이 자라는 조건에 대하여 실험을 하는 날이다.간단하게 동기유발을 하고이번 실험을 위한 가설 설정도 하고 실험 설계도 들어갔다.변인통제들을 설명해주면서 같은 조건과 다른 조건들까지 찾아보았다.자 그리고 실험을 시작하려는 순간..​아이들의 탄식이 들려온다."선생님 그러면 강낭콩 죽는거에요?""선생님 안돼요. 이 실험은 절대로 할 수가 없어요."​22명의 아이 중에 단 6명의 아이만이 실험을 .. 2018. 4.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