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미소짓게 하는/교단일기57 고무판화(16.06.22) 고무판화 작년에 엄두도 못낸 판화를 드디어 시도하게 되었다.사실 고무판화를 하기에는 부담이 컸다.교실이 난장판이 되진 않을까?잉크가 옷이나 손, 얼굴에 튀지는 않을까?조각도를 사용하다가 혹시나 다치진 않을까? 등등.. 그래서 만반의 준비를 했다..위 사진처럼 두 개의 책상 주변에 수많은 신문지를 테이프로 단단히 고정시켰다.그리고 교사용 책상에도 최대한 어지럽혀지지 않도록 신문지를 깔고 비닐로 씌우기도 하였다.적당량의 잉크와 바니쉬를 섞어 찍을 수 있는 농도로 만들고아이들과 함께 고무판을 찍어보았다. (작업에 열중하느라 과정을 찍지 못한 점이 아쉽다.) 아이들의 작품아이들이 밑그림부터 찍기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을 열심히 해 준 덕분에대부분의 작품들이 잘 나왔다.양각의 효과를 잘 살린 아이들도 있고.. 2018. 6. 8. 전학(16.06.15) 전학 오늘부터 장마가 시작된다고 한다.장마가 시작되는 이 맘 떄에는 우중충한 하늘을 보는 것이 별로 내키지 않는다.왜냐하면 가슴 아픈 기억이 떠올라서 괜히 울적해지기 떄문이다. 지금으로부터 3년 전,나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4개월도 채우지 못한 채 내가 맡은 첫 아이들과 헤어졌다.눈물바다였던 그 날이 떠올라서인지, 아니면 이 맘떄에 입대를 해서인지이 무렵은 왠지 슬프다. 오늘도 또 한 번의 이별을 맞이하게 되었다. 전학. 내가 보내는 첫 번쨰 전학이다.안 그러리라 다짐했는데 괜스레 울적해진다.떠나보내는 아이들의 눈물을 보아서일까?그 아이를 위한 편지를 쓰면서 그 아이와의 추억이 떠올라서일까? 사진 한 장으로 아이들은 추억을 곱씹을 수 있을까?이 날을 기억할 수 있을까? 이별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말을.. 2018. 6. 7. 두 번째 도전(16.06.02) 두 번째 도전 우리 학교에는 1층에 작은미술관이 있다.각 학년별로 주제를 정해 일 년 동안 돌아가면서 작품을 전시하는 말 그대로 작은 미술관이다.올해 우리 학년은 '상상의 날개를 펴고' 라는 주제로 작품을 전시할 기회를 가졌다.마침 미술시간에도 다양한 방법으로 상상화 그리기가 있어서수업과 연계하여 그림을 그릴 수가 있었다. 아이들의 의견을 수렴하여자신과 마음이 맞는 친구들과 모둠작품을 전시하기로 하고스스로 계획을 세워 마음껏 그려보게 하였다. 계획서의 내용은 다들 좋았기에아이들에게 믿고 맡겼다.그러나!두 모둠은 아예 완성을 시키지도 못했고다른 모둠들도 내 예상과는 다른 작품들이 탄생하였다.나의 실수였다. 그로부터 일주일이 흐르고다시 아이들과 이야기를 하였다.'지난 번에 그린 그림들은 반 친구들과 감상.. 2018. 6. 1. 점심시간(16.06.02) 점심시간 한 번쯤은 틀을 깨는 점심시간도아이들에게는 소소한 즐거움이 되나 보다.질서정연하게 자리에 앉아서 먹는 밥이 아닌열심히 일(상상화 그리기)을 하다가작업 공간이 정리되지 않은 채로내키는 공간, 내키는 친구들과 밥을 먹는그런 꿀맛 같은 시간. 어쩐지 훨씬 더 맛나게 먹는 것 같았다.나도 덩달아 밥이 맛있어지더라. 2018. 5. 25. 현장체험학습(16.05.27) 현장체험학습 두 번째 현장학습..메르스의 여파로 많이 취소되었던 작년과는 달리올해는 화창한 날씨 아래 즐겁고, 무사히 다녀오고 있다. 평소에는 접하지 못하는여러 가지 체험활동도 하고 부모님께서 정성스레 싸 주신맛있는 점심도 먹는다. 물론 교실도 재미있지만(?)한 번 쯤은 단조로운 일상 속에서 벗어나저마다의 시간을 만끽하는 오늘 같은 날도삶의 향신료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여러 초등학교 학생들과 함께 섞여 있는 모습을 보니교실에서의 모습과 다르다.학교에서는 세상에서 가장 천방지축 아이들인 줄 알았는데다른 학교 학생들과 있으니 얼마나 온순하고 착한 아이들인지내 두 눈을 의심했다. 모쪼록 무사히 잘 다녀와서 고맙다 내새끼들..주말 잘 보내기를♡ 2018. 5. 24. 신규장학(16.05.18) 신규장학 이번 공개수업을 위한 과목선택부터학습활동들과 도달할 교육목표,그리고 아이들에게 할 발문을 생각하면서 내가 얼마나 많은 것들을 잊어버렸는지수업에 대하여 안일했는지를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다. 빠르게 말해서 아이들에게 잘 전달이 되지 않았을 내 목소리..예기치 못한 상황에 대한 대처능력..기본적인 학습훈련.. 수업에 관한 모든 것들을 다시 생각해봐야겠다.다시 복직한지 1년하고도 2달 정도가 지났다.교사의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야 한다. 2018. 5. 21. 가축과 작물의 필요성(16.05.12) 가축과 작물의 필요성 실과시간...기분이 좋게도 나랑 수업하는 것을 더 좋아한다.담임이 편해서겠지(?) 이번 시간에는 마음껏 떠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였다.6개의 모둠별로 각각 가축과 작물이 우리에게 필요한 이유와 관련된 주제를 준 다음에생각나는 것을 자유롭게 적게 하였다.일정한 시간이 지난 후에 옆 모둠에게로 모둠토의판을 배달하고다시 새로운 주제를 읽고 다른 모둠이 안 한 내용을 찾아서 적게 하였다. 기대 이상으로 열심히 한 3반 아이들..아이들이 이렇게나 많은 정보를 자기들 안에 담고 있다는 것에 놀랐고,유쾌하게 떠드는 소리가 교실 안에 울려 퍼져서 또 한 번 놀랐다.왠지 기분 좋은 왁자지껄함이어서 흐뭇해진다. (한 모둠 사진이 어디있는지 못찾겠다... 미안 얘들아) 2018. 5. 17. 운동회(16.05.04) 운동회 행여나 비가 오지 않을까 노심초사 하던 아이들의 모습이 아직도 선명하다.비는 내리지 않았지만 모래바람이 휘몰아쳐 곤란했던 순간들이 몇 번 생기긴 했다.그래도 아이들의 바람을 꺾을 수는 없나보다.자그마치 삼 년만에 운동회를 한다고 한다.큰 사건이 생겨 못하기도 하고, 학교 자체 계획으로 인하여 못하기도 하면서 기대가 컸나보다. 많이 신경써주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열심히 연습해서 성황리에 공연을 마친 앙상블 3인방!! 열심히 응원하고, 열심히 먹고, 열심히 놀아서 우리들의 세상으로 만들어 준 고마운 5-3 ♡사진을 많이 찍어 준다고 마음 먹었는데.. 정신이 없다보니 몇 컷 못찍었다. 얘들아, 푸르른 창공에다가 너희의 꿈을 오늘처럼 마음껏 펼치렴~! 2018. 5. 16. 우산(16.04.27) 우산 솨아악 내리는 빗소리에 눈을 떴다.어제 일기예보에서 예고했던 대로 비가 내리는 우중충한 아침이다. 흐릿한 하늘과 무거움이 깔려 있는 아침이지만오늘 하루도 즐겁게 시작해보자고 되뇌이며 교실로 올라가는 나이다.아이들과 인사를 주고 받으며 하루를 시작한다. 창가에 며칠 전 부터 누군가의 모자와 책이 놓여져 있었다.어제도 창가는 물건을 두는 장소가 아니라고 강조하며 그 물건의 주인을 찾아서 치우라고 하였다. 그러나 오늘도 버젓이 우산 한 개가 놓여져 있다.나는 그 물건의 주인이 스스로 치우기를 바라며 잠자코 있었지만5교시가 다 지나가도 그 물건은 여전히 창가에 놓여있다. 그 아이를 불렀다.한 사람이 창가에 물건을 놔두기 시작하면 다른 친구들도 따라하게 될 것이고,그러면 창가에는 하나둘 물건들이 쌓이기 시작.. 2018. 5. 14. 학급토의(16.04.17) 학급토의 사람들과 부대끼며 살아가다 보면 이런 저런 문제가 발생한다. 우리반도 예외가 아니었다.지난 한 달 동안 생활하면서 생기는 여러가지 문제들이 슬금슬금 수면 위로 기어나오기 시작하였고나도 이 문제들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고심하고 있었다. 이 와중에 한 학생이 학급토의를 했으면 좋겠다고 내게 제안을 하였고나도 좋은 생각인 것 같아서 부랴부랴 토의를 진행했다. 주요 안건은 다음의 2가지였다.1. 급식 배분을 어떻게 하면 고르게 배분할 수 있을까?2. 학교에서 욕설을 사용하는 아이들을 어떻게 할까? 저마다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좋은 아이디어를 내기도 하고지난 학년에서 해왔던 좋은 방법들을 제안하기도 하면서우리반 나름대로의 틀이 하나둘씩 잡혀가기 시작했다. 물론 모두에게 만족스러운 결과일 수는 없다.그래도.. 2018. 5. 11. 이전 1 2 3 4 5 6 다음